로그인 | 회원가입
2020년02월25일tue
 
티커뉴스
OFF
뉴스홈 > 저널 > 칼럼 > 장선희 칼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쪽지신고하기 기사글확대 기사글축소 기사스크랩 이메일문의 프린트하기
김명주 칼럼(사회안전행복운동연합 이사장)
등록날짜 [ 2009년11월11일 13시34분 ]



아랑, 재현, 경주, 경민, 달이. 이 아이들은 <까만 달걀>에 나오는 주인공들이다. 이름만으로는 그저 평범한 아이들. 하지만 우리 사회의 '그릇된 편견과 잣대'가 만들어 낸 특별한 아이들이다. 대다수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아무런 잘못도 없이 세상을 떳떳하게 바라보지 못하고 살아야만 하는 혼혈아들.


 "쟤, 걔잖아. 혼혈아."

 "뭐? 튀기?"

 "맞네. 잡종! 윽, 냄새. 야. 냄새 옮겠다. 가자."

 "어쭈! 튀기가 김밥을 먹네? 김밥은 한국음식인데 왜 쟤가 먹고 있냐? 에이, 앞으로 김밥도 못 먹겠네. 튀기가 먹는 음식을 어떻게 먹냐? 더러워서!"     - ‘내 이름은 유경민이야’ 중에서

 


설마, 아직도 '살색' 크레용을 사용하세요?

 

▲ <까만달걀>앞표지와 두 번째 이야기 '까만 달걀'에서 재현이가 그린 그림을 보고 잘못 그렸다고 하는 성구와 아이들 

 

두 번째 이야기인 '까만 달걀'에 나오는 장면이다.

 미술시간. 가족 모습을 그린 재현이는 '살색 크레용'과 '까만 크레용'을 칠할까 한참 고민한다. 흑인병사였던 할아버지를 닮은 아버지와 자신이 피부도 까맣기 때문에. 재현이는 살색 크레용을 집어 누가 볼까 급하게 색칠하지만 언제 보았는지 성구가 잘못 칠했다고 떠든다. 아이들도 재현이 그림에 달라붙어 색칠을 잘못했다고 몰아붙인다.


 선생님의 위로에도 여전히 서러운 재현이는 제 방에 처박혀 울면서 피부 까만 아버지와 결혼한 엄마를 원망한다. 재현이 아버지도 놀림과 왕따 속에 자랐고, 직장을 구할 때마다 '다른 사람과 다르게 생겨서 화합을 하지 못할 것'이란 이유로 셀 수도 없이 거절당했다. 지금도 마찬가지. 차별과 수근거림은 여전했다.


 재현이 아버지는 밤새 잠을 이루지 못하고 달걀을 삶아 까만 매직으로 꼼꼼하게 색칠을 한다. 그리고 다음날 재현이반에 찾아가 아이들에게 까만 달걀을 모두 나누어 준 다음 껍질을 벗겨보라고 한다.


 "...하얀 달걀도 있고 갈색도 있고 알록달록한 메추리알도 있어요. 그리고 이렇게 까만 달걀도 있어요. 겉모습은 하얀색이거나 갈색이거나 까만색일 수 있지만, 속은 여러분이 보는 것처럼 모두 하얘요. 그리고 똑같이 흰자위가 있고 노른자위가 있어요. (중략)아저씨나 우리 재현이가 겉모습은 달라도 여러분과 똑같이 한국 사람인 것처럼. 아저씨랑 재현이한테도 여러분과 똑같은 한국인의 피가 흘러요. 내나라 내 조국은 겉모습이 다르다고 우릴 몰라볼지 모르지만, 우리는 절대 내나라 대한민국을 몰라보지 못해요."


 그리고 이어지는 이야기들은 한국 아버지를 찾아 온 경주, 벌레취급 당하는 태국혼혈아 경민이, 일본인 아버지를 두어 '하-후 데스까'(일본말로 혼혈아입니까?)가 이름대신 불리는 달이, 그리고 필리핀 까막눈 엄마를 둔 아랑이 이야기. <까만 달걀>은 우리들에게 '혼혈아'나 '튀기'로 불리는 이 다섯 아이의 복받치도록 서러운 이야기들이다.



'혼혈'대신, '다문화가정' '국제가족' '온누리안(온세상사람)' 이라고 불러야!

 우리나라에 혼혈인 문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해방직후 미군이 주둔하면서부터이고 보면 우리의 아픈 역사와 함께 시작된 우리 혼혈인들의 아픔이다.


 당시 미군을 아버지로 태어난 이들은 손가락질 받고 따돌림 당하며 성장했고, 재현이 아버지처럼 남과 다르다는 이유로 대부분의 직장에서 거절당하기 일쑤. 군대에서조차 제외시킨 그들이었다. 2만에서 6만 가량이 태어났다고 추산하지만 어렸을 때 입양되었거나 이민 등을 이유로 떠나고 남은 사람들은 천 명 정도라고.

 


한국 땅에서 혼혈인으로 살기가 얼마나 힘든 일인지 그 짐작이 충분하다.

 지금은 해방 직후와는 달리 국제결혼의 증가로 태어나는 혼혈이 대부분. 2005년 기준으로 전체 결혼 중, 국제결혼이 차지하는 비율은 13.6%. 특히 농촌의 경우는 3분의 1이 국제결혼이라고. 이런 추세로 최근 우리 주변에 혼혈인들이 많아져서 이제는 중요한 사회구성원이 되었다고 해도 결코 틀린 말이 아니다.


 이제 그만큼 혼혈아들과 함께 어울려 놀고 공부하는 일이 흔해진 우리 아이들. 혼혈인 그들은 누구이며 어떤 자세가 바람직한지, 그들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등, 혼혈인에 대해 아이들과 함께 이야기 나누고 바람직하게 이끌어 주어야 하지 않을까?


 이런 점에서 <까만 달걀>은 무척 의미 있는 책이다. 우리 아이들이(우리 모두가) 혼혈아와 같은 학교를 다니는 것만으로도 수치스럽고 재수 없다며 혼혈인친구를 벌레 보듯 하는 두현이 같은 아이들처럼? 살색을 잘못 칠했다고 몰아붙이는 아이들처럼 자라야 할까?


 아니. 따돌림 당하는 아랑이의 친구가 되어 주는 속 깊은 금이처럼. 아랑이 엄마를 늘 감싸주는 금이 할머니처럼. 한국과 태국의 멋진 만남으로 경민이가 태어나서 축복받은, 그래서 '국제가족'이라면서 힘들 때 따뜻하게 안아주는 태권도 사범과 재현이 선생님과 같은 그런 사람이어야 하지 않을까?

 


"다르다는 것은 잘못이 아니에요. 단지 '다르다'는 이유의 차별은 너무 서러워요!"

“다르다'는 것은 잘못이 아닙니다. 차별을 받을 이유가 되지 못해요. 사람은 누구나 다 다르니까요. 생김새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고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 모두 달라요. 이 세상에 똑같은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답니다. 이제는 내 친구에게서 나와 다른 점을 발견하면 그 친구의 개성을 존중해 줘요. 그리고 서로 같은 점은 어떤 게 있을지도 생각해 봐요. 다른 점은 다른 점대로, 같은 점은 같은 점대로 우리가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이유가 되잖아요?"


혼혈인? 코시안? 

 보통 다른 나라 사람과 결혼해서 태어난 아이를 ‘혼혈아’라고 부릅니다. 그러나 요즘은 ‘혼혈’이라는 말의 뜻이 부정적으로 들릴 수 있다는 의견이 있어 ‘다문화 가정’ ‘국제가족’ ‘온누리안(온세상사람)’ 등의 단어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코리안(Korean)과 아시안(Asian)을 합성한 단어, 한국인과 아시아인 사이에서 태어난 사람을 코시안(Kosian)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 말은 '튀기'와 같은 차별적인 말을 사용하지 않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한국인과 구별 짓는 또 다른 차별적 용어가 될 수 있다는 말도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아직까지 많이 불리고 있는 ‘혼혈인’이라는 단어를 사용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혼혈인’이기 전에 ‘한국인’입니다. 이 단어들이 오히려 그들을 구분 짓는 잣대가 되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 책속에서  


다섯 편의 이야기가 시작되기 전 먼저 소개되고 있는 이 편지 한 통을 여러 차례 읽게 되었다. 그녀는 36세. 보육사의 꿈을 가지고 경북 왜관에서 늦깍이 공부중이다. 그녀의 아버지는 백인, 지나치게 하얗고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머릿결을 가진 백인 혼혈 김넨시 역시 다른 외모 때문에 외톨이로 자랐다는 고백을 편지에서 하고 있다.


지난해(2005년 5월)부터 크레용의 '살색'대신 '살구색'을 쓰기로 했다. 하지만 '살색'을 '살구색'으로 이름만 바꾸었을 뿐, 우리들 마음 속에는 여전히 살색을 구분하고 그들을 별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하는 그런 이야기들. 안타깝고 아픈, 뭉클하고 따뜻한 감동이 많은, 깊은 생각을 하게 하는 <까만 달걀>이었다.


다르다면 다른 그들, 하지만 다르다는 것이 '나는 정상, 너는 비정상' 식의 차별의 이유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 아이들은 다양한 얼굴색을 자연스럽게 그리고 아이들이 다양하게 그린 얼굴색들이 고운 무지개처럼 아름답게 어울리는 그런 따뜻한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올려 0 내려 0
장선희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무통장입금 정보입력 입금자명    입금예정일자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관련뉴스]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기사글확대 기사글축소 기사스크랩 이메일문의 프린트하기
순혈 폐쇄성 허물고 다양성 받아들여야 (2009-12-19 00:00:00)
국민의당 e-창당대회
김명진, ‘다케시마의 날’ 즉...
김명진, 전두환 재판 ‘신속 심...
천정배 타다 무죄판결, "택시운...
송행수, 안중근 의사 현수막 게...
천정배 한국당 태영호 공천,"...
국민당 광주시당 창당발기인대...
현재접속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