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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철 칼럼(해피코리아뉴스 편집장)
등록날짜 [ 2019년07월24일 19시07분 ]


 

전란(戰亂)의 피해는 전상자뿐만 아니라, 비무장 상태의 국민들까지 깊은 상처를 입는다. 일본의 점령 하에 저지른 만행은 침략국의 행위라고만 말할 수 없다. 심지어 우방국이 만행을 저질렀지만, 누구 하나 대놓고 비판하지 않는 불문율이 되고 있다.

 

그리고 약소국가로서 침략을 당해야만 했던 수치스러움은 숨겨놓았다. 국가가 국민을 보호하지 못한다면 국가로서의 존재가치가 없는 것이다. 침략국들의 힘에 눌려 침략을 당할 명분을 준 위정자들의 뉘우침은 없고, 불행한 피해국민을 구제할 마음도 없지를 않았는가를 묻고 싶다.

 

세계의 전쟁사에서 가장 숨기고 싶어 하는 것은 비무장의 나약한 여성들의 피해일 것이다. 들어 내놓고 말 할 수도 없고, 이들 피해국민을 어루어 줄 능력이나 관심이 없는 것에 대한 깊은 성찰이 있어야 한다.

 

어디 일본군 위안부 문제뿐인가? 전란의 피해여성은 어느 전쟁에서나 있어왔고, 이 피해는 적국에 의해서만 아니라 우방국에 의해서도 발생되었다. 그런데 왜 적국에 의한 피해만 부각시키고 우방국에 의한 피해는 숨기고 있는가 말이다.

 

모든 국민은 평등하고 사람답게 살 권리가 있고, 국가는 마땅히 이를 지켜 줄 의무가 있는데도, 피해를 구분 짓는다는 것은 도리에 맞지 않다. 우방국에 의해 피해를 당한 여성들을 숨죽이고 살도록 편견과 냉대의 사회분위기를 조성하고 이질적인 국민으로 치부하는 졸렬함도 서슴지 않았다.

 

그런데 유독 일본에 대해서는 아주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국민의 증오대상이었던 일본군의 만행을 이리도 질기게 물고 늘어지는지. 친일, 친일파가 매국노로 치부됨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국민의식 또한 문제인 것이다. 우리나라에 연좌제가 폐지된 지 오래다. 친일 인사의 가족이라는 족쇄를 채워 친일파로 매도하고 구분 짓는 일이 당연한 듯 나라가 온통 편향적 의식에 빠졌다.

 

국민의 의식 속에 내재되어 있는 반일감정은 오랜 학습과 교육의 산물이다. 이러한 국민의식을 각인시킨 정부와 위정자들은 왜 우리가 침략을 당해야 했고, 책임을 통감하는 대목은 한 줄도 없다. 무조건 스스로의 나약함이나 무능함에 대한 반성이나 각오도 없이 침략을 한 일본을 향해 적대감만 불러일으켜 왔던 것이다.

 

역사에 대해서는 국민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사실이고 침략국의 만행을 용서할 수도 없고 지워지지 않는 멍에로 자리 잡고 있지만 언제까지 과거의 기억만 떠올리며 매달려 있을 것인가. 세계는 총성 없는 전쟁이 한창이다. 재래식 총칼로 싸우는 전쟁이 아닌 경제의 전쟁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괄목할만한 경제성장으로 세계의 강국으로 부상하고 있기에 안도할 수 있는 대목이다.

 

경제전쟁을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은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억제하기 위한 경제봉쇄조치에서 그 진가를 알 수 있듯이 근간에 일본의 경제보복이 바로 그것이다. 북한이 경제봉쇄조치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핵무기를 포기해야 할 것이고, 우리에 대한 일본의 경제보복조치를 해결하려면 과거사 문제에서 벗어아야만 할 것이고, 국제간에 맺은 약속은 어떠한 경우에도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작금의 한일관계에 대해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과거로부터 발이 묶여있는 한일관계가 결국 오늘의 불행한 사태를 일으켰다는 발언을 하였다. 이 말의 진의는 우리가 하루 속히 과거로부터 벗어아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는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이기에 그 시공간을 되돌려 올바른 역사의 수레바퀴로 되돌릴 수 없겠지만, 오늘 우리가 역사의 과오를 올바르게 비판함을 통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숙고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에 대한 비판은 물론이고 우리도 자성해야 할 부분은 분명 인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의 한국은 경제대국인 것은 확실하다. 나라가 국민을 보호할 저력이 생긴 것이다. 그러면 국민을 보호할 힘이 없을 때 자국민의 피해에 대한 대책이 없었다면 지금이라도 보호대책과 보상방안이 나와야 하고 불행한 피해에 대해서는 국가의 책무가 우선인 것이 당연하고, 국가 간의 보상문제는 외교문제가 아닌가

 

국가의 우선적 책무는 뒤로하고 상대방 국가에서 보상을 받겠다는 것은 순서가 틀려도 한참 틀린 것 같다. 이렇게 상대국에 대해서 자국민의 피해를 보상하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면, 전란의 피해여성, 그것도 우방국에 의한 피해라고 무시하고 무관심하게 넘기지 말고 당당하게 보상을 요구해야 형평에 맞지 않을까 말이다.

 

과연 우방국에 대해서도 일본과 같이 피해보상을 요구할 정치인이 있겠는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분명 피해는 같은 피해다. 국민의 피해는 마땅히 국가가 책임을 져야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가슴 속에 내재되어있는 반일감정에 불을 지르는 것은 정치적인 의도로 밖에 볼 수 없는 것이다.

 

정치세력을 이념적 성향으로 갈라놓고, 온갖 선동용어를 구사하면서 상대편을 매도해댄 끝에 정권을 잡은 사람들이 실세그룹을 형성하고 있는 나라다. 그렇게 집권을 했으면 그때부터라도 진지하게 국가발전과 국민행복증진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여전히 국민 편 가르기의 이점에 취해 있다니 한심할 노릇이다.

 

일본의 처사도 용인하기 어려운 횡포다. 이런 식으로 정치외교적인 문제를 경제력의 과시방식으로 풀려고 해서는 국제사회의 평화적 공존질서가 유지되기 어렵다. 외교적 해결의 계기를 찾지 못한 탓이었다고 하더라도, 힘자랑과 함께 외교적 해결이라는 옆문도 열어둬야 옳다. 항복을 요구하는 것은 외교적 방식이 아니다.

 

상대는 일본 정부다. 안쪽을 향해 친일논쟁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자해행위일 뿐이다. ‘기회는 이때다해서 이런 작태로 차기 집권을 꿈꾸는 인사는 제발이지 없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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