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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날짜 [ 2015년04월21일 12시12분 ]



미국 국무부의 웬디 셔먼 정무차관이 지난 27일(현지 시각) 워싱턴에서 열린 한 국제관계 세미나 기조연설에서 "(동아시아) 과거사는 한, 중, 일 3국 모두 책임이 있으니까 빨리 정리하고 북핵 같은 당면 현안에 치중하자."고 말했다고 한다.

그는 "민족 감정은 악용될 수 있고 정치 지도자가 과거의 적을 비난해 값싼 박수를 받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라며 "하지만 이런 도발은 발전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마비를 가져 온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본에 대해서는 사과와 반성을 촉구하는 말을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오바마 대통령도 작년 4월 한국 방문 때 위안부 문제에 대해 "매우 끔찍하고 지독한 인권침해"라고 했다. 국무부 대변인도 기회 있을 때마다 일본 측에 과거사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설 것을 주문했던 것과는 너무나 대치되는 발언이다. 지금 상황은 아베 일본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데 이어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 담화' 재검증을 통해 담화 자체를 훼손한 데서 비롯됐다.

그런데도 한국과 중국을 거꾸로 먼저 도발한 쪽으로 몰아간 것이다. 20세기 전반 동북아에서 있었던 일은 셔먼 차관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단칼에 정리되거나 덮어버릴 수 있는 성질의 문제가 아니다. 무엇이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인지 분명히 밝힐 필요가 있다.

위안부는 전란의 피해여성이다. 물론 일본만 지탄을 받고 반성할 일은 아닐 것이다. 침략의 역사를 갖고 있던 국가는 당연히 여성을 상대로 저지른 만행을 감추어서는 안 된다. 스스로의 자성이 필요한 것이다.

역사의 연속성과 국가의 지속성을 이어가면서 어느 전쟁이든 침략에서 여지없이 여성이 희생된 것을 모르는 이가 없을 것이며, 한국 역시 월남 파병에서 상당수의 피해여성을 만든 경험이 있는 나라다. 미국 역시 우방국을 지원하며 참전하는 동안 수많은 전란의 피해여성을 양산하지 않았는가 말이다.

한국, 중국, 미국, 일본 등 모든 국가는 스스로의 자성에서 사과와 보상을 마땅히 해야 하지만, 자신의 치부를 감춘 채 일본의 위안부만 부각시키는 것은 온당한 일이 아니다. 우리나라의 국가 원수가 베트남에 대해 전란의 피해여성에 대한 사과와 보상을 먼저 제의하고 사죄했어야 했다. 그리고 난 후 일본을 향해 신랄한 비판을 가해야 하지만, 아직은 우리의 위정자들이나 국가 원수는 자성할 생각도 없고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음이 부끄러울 뿐이다.

미국은 전 세계에 전란의 피해여성을 양산한 장본인이다. 미국은 전후 독일 일본과 체결한 SOFA협정에는 전란의 피해여성 및 자녀 ‘양육, 교육 등’의 지원 사항이 명시되었지만, 우리나라와의 체결에서는 이 조항이 제외되는 불공평한 협정을 맺고도 누구하나 이의를 제기하거나 문제 삼지 않았다.

셔먼 차관은 이날 30분가량 '준비된 연설'을 했다. 그의 말이 과거사 문제에 대한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이라고 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셔먼 차관은 1990년대 클린턴 정부에서 현 오바마 대통령으로 이어지는 민주당 정권에서 줄곧 중용돼 온 외교 전문가다. 국무부 대북(對北)정책조정관도 지냈고, 나름대로 한반도 문제에 대해 식견을 갖춘 인물이다. 그런 셔먼 차관의 발언이라 이번 일은 가볍게 넘길 수 없다.

셔먼 차관은 이날 외교적으로 사용해선 안 될 부적절하기 짝이 없는 표현들을 거리낌 없이 썼다. 그가 말한 '값싼 박수를 받기 위해 민족 감정을 이용하는 도발'의 주체가 누구인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한국 아니면 중국으로 짐작된다. 미국의 동맹국 지도자에 대한 무례이고 G2(주요 2개국) 파트너 중국에 대한 도발이다.

어느 나라 건 전란의 피해여성문제에 대해 자연스러울 수 없다. 전쟁과 침략의 역사를 갖고 있는 모든 나라는 스스로 반성하고 사과해야 하며, 또한 보상 문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미국이 일본 과거사 문제를 부인하고 과거 일제의 잘못을 옹호하는 것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다. 한국인들은 미국이 이제까지 ‘일본의 진정한 사과와 반성을 통해 과거사 문제를 풀고 미래로 나아가자’라는 입장인 것으로 믿어왔다. 북한 핵 등 동북아 현안에 대한 관련국의 협력은 당연히 필요하다. 하지만 이런 현실적인 요구가 과거사 문제 자체를 대체할 수는 없다. 미국은 ‘치고 빠지기’식 발언으로 한-미 관계를 흔들지 말고 무엇이 옳은 모습인지를 다시 생각해보기 바란다.

미국이 먼저 이 문제에 대해 진정성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미국이 우방에 대한 지원은 그 값을 계산하기 어려울 정도로 막대한 것이지만, 전란의 피해여성에 대해서는 진정성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점이 유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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